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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IT 프로그래머 비전 이야기, 솔루션 만들까? 사 와서 팔까?

by vicddory 2019. 1. 22.

IT 프로그래머 비전 이야기, 솔루션 만들까? 사 와서 팔까? 


몇 년 전 회사 차장님에게 들었던 이야기다.


주제는 솔루션 사서 되파는 회사, 솔루션 만들어 파는 회사 이야기였다. 그분은 잘 팔리는 솔루션 만들어 회사는 취미로 다니려는 꿈이 있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웃었고, 그분도 말을 하며 웃으셨다. 지금 생각해도 우스운 이야기다.


우리나라 엔지니어(개발자)에는 두 부류가 있다.


좋은 솔루션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사람, 좋은 솔루션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 IT 프로그래머 비전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 좋은 솔루션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사람

돈을 잘 버는 쪽은 좋은 솔루션을 비싸게 사와 더 비싸게 판다. 세계 일류 IT 기업에서 만든 솔루션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 아이디어 좋고, 기술력도 좋으며, 사기꾼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만들어진 소개 자료를 제공한다.


몇억이나 하는 솔루션을 임원들은 그 솔루션을 산다. 계약한다. 사내 시스템에 먼저 적용한다. 그리고 도입 효과를 바탕으로 더 비싸게 팔기 위한 영업을 시작한다.



스타트업 현실 응용프로그래머[스타트업 현실, 미래]



그분은 만들어서 팔아도 되는데 굳이 사 와서 파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의 것 파는 게 이득이라는 걸 깨닫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파묻힌 내부 프로젝트를 보았다. 사업성이 없어 고대 유물처럼 어딘가에 잘 보존된 것들. 누군가의 노력이 담겼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문서, 소스들. 프로그래머 비전, 자존심이 그렇게 묻혀 있었다.


외국 유명 업체의 솔루션을 가져와 도입하는 게 이익이라는 걸 그렇게 깨달았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솔루션을 위해 회사는 임금을 지급했고, 엔지니어는 노력했다. 사라진 돈과 노력. 해외 솔루션 도입의 이유였다.


부족한 노력보다는 확실한 지원이 더 큰 이익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엔 현명한 방법이다.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손실분은 어디서도 메꿀 수 없다. 단, 손실의 책임은 누군가 져야 한다. 회사 중역, 임원분들의 고심을 가늠케 한다.




■ 좋은 솔루션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

프로그래머 누구나 추구한다. 내가 만든 솔루션이 전 세계 판매량 10위안에 들어간다. 나 혼자 만들어 성공하면 어떨까 상상도 해본다.



프로그래머 비전 스타트업[스타트업 현실, 미래]



세계 일류 기업도 실패한다. 실패한 책임을 물어 관계자, 개발자 일부를 해고한다. 버는 돈이 많다 보니 손실분도 금세 메꾼다. 하지만, 성공할 솔루션 하나만 바라보는 회사는 솔루션 실패가 곧 회사 멸망이다.


대표이사 사장님은 빨리빨리 하라고 외친다. 우리 사주, 성공한 미래를 보장하며 밀린 월급, 형편없는 식사를 참으라 요구한다.


그렇게 밤낮 구분 없이 솔루션을 완성한다. 중간에 영업 사원들이 요구하는 매뉴얼, 성능 테스트 자료도 제공했다. 하지만, 이름도 없는 회사의 솔루션을 사용할 회사는 없다. 더 싸게, AS 기간은 더 길게 보장해도 계약하지 않는다. 비전이 흐려진다.



스타트업 현실 개발자 비전[스타트업 현실, 미래]


그러던 어느 날, 대표이사 인맥을 이용해 억지로 솔루션을 팔았다. 당연하게도 현업에선 불편하다 아우성치고 대표이사는 "미안하다"는 말을 듣는다. 곧 스타트업 한계를 느낀다. 솔루션은 차였다.


유명 IT 기업의 솔루션은 테스트 사이트가 될 회사를 고른다. 왕이 왕비를 간택하듯 간절히 원하는 회사를 고른다. 작은 회사는 그렇지 못하다.


설령, 도입하더라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업그레이드 수정 목록을 받노라면, 밤낮없는 생활이 다시 떠오른다. 그렇게 고생해서 얻은 결과는 1년 개발, 1년 수정, 3개 사이트 적용이었단다. 망가진 어깨, 비어버린 통장 잔액을 바라보며 아직도 부족한 솔루션을 돌아본다.


그런데도 프로그램 매뉴얼, 교육 과정, 성능 테스트 자료는 부족했다.




스타트업 개발자 비전 현실[스타트업 현실, 미래]


2000년과 2018년, IT 기업 CEO 사고방식은 하늘과 땅 차이다. 설계를 무시 하고 나이많은 개발자를 짐짝으로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프로그램 설계, 50대 엔지니어를 우대하기 시작했다.


코딩도 모르는 컨설턴트, 임원은 이제 IT 회사에서 자리를 오래 차지하기 힘들다. 시대가 그러하다.


하지만, 일류 IT 기업의 솔루션을 사다가 되파는 게 남는 장사라는 건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솔루션 제작 꿈을 갖고 경주하는 이들은 존재한다.


프로그래머 분석, 설계 능력이란 게 무엇일까? 그리고 비전은 무엇일까? 나이가 들수록 프로그램 분석이 아니라 회사 분석, 프로그램 설계가 아니라 회사 재정 설계가 보인다.


시야가 조금씩 바뀐다. 비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언제 보이려나.


참고로 이 글은 마이너스 500을 넘어선 주식 잔액을 보며 적는다. 플러스 5,000이면 비전 생각할 시간에 스카이스캐너에서 비행기 표를 알아보고 있었겠지. 바캉서 매직 때문에 베트남 비행기표가 자꾸 떠오른다.


 IT 프로그래머 비전 이야기, 솔루션 만들까? 사 와서 팔까?

written by vicdd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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